충남 천안에 있는 한 사립대입니다.

이 대학에서 창업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ICT학부의 손 모 교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 동안 천안시의 지원을 받아 창업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손 교수가 천안시에 보고한 수업 모습인데 뭔가 이상합니다.

10월 한 달 동안 4차례 수업을 했다는데, 매번 학생들 옷차림이 비슷합니다.

자세히 보면, 한 남학생은 4번 모두 똑같은 줄무늬 셔츠를 입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남학생 한 명도 동일한 검은색 옷을 입고 수업을 들었습니다.

심지어 동일한 갈색 겉옷 한벌을 여러 학생이 그날그날 돌려 입고 있습니다.

11월 특강 사진도 수상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날짜의 수업인데도, 수업 장면이 너무 비슷합니다.

컴퓨터 모니터 화면과 학생들의 앉은 위치가 똑같고, 발표하는 학생 모습도 차이가 없습니다.

또, 책상위를 잘 살펴보면, 이틀 차이로 진행한 수업이라는데, 물병과 이어폰이 놓인 위치가 똑같습니다.

학생들은 손 교수가 여러번 강의를 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사진을 찍게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특강 전날 학생들이 받았다는 메시지입니다.

사진 촬영을 해야 하니 옷을 준비하라고 지시합니다.

[학생]
"a라는 강사가 1번 옷 입고 강단에 서고 특강하는 듯한 모션 취하고 사진 찍고, 특강 강사 한 명당 네번의 옷을 갈아입고…"

이 학생들은 한 달에 한번꼴로 학교에 불려나와, 사진 촬영만 했습니다.

"특강 듣는 줄 알고 갔는데 똑같이 하는 거예요. 사진만 찍고. 한 네번, 다섯 번 정도 한 거 같아요."

"강의는 일절 없었어요. 그냥 아무 PPT 틀어놓고, 특강하는 척 하고 저희는 듣는 척 하고 자리 바꾸고"

이 특강에 지급된 강사료는 2천6백만원에 달합니다.

천안시에서 지원한 돈입니다.

게다가 특강 강사 8명 가운데 5명은 창업지원단장인 손 교수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한 무선통신업체의 직원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학생]
"결론은 다섯명은 주식회사 000의 대표이사이자 이사진들. 다 와서 돈을 해먹고…"

손 교수는 지난해 11월, 학교 비용으로 중국에서 3박4일 일정으로 창업경진대회를 교비로 진행하면서 천안시로부터 지원금 1천2백만원을 추가로 받아냈습니다.

작년 12월, 충남 대천에서도 창업 워크샵을 교비로 치렀는데, 천안시에선 1천9백만원을 또 타냈습니다.

이번에도 학생들을 동원했습니다.

학생들에게 따로 제작한 현수막을 들고 사진을 찍게 해 별도 행사를 벌인 것처럼 꾸민 겁니다.

[학생]
"현수막만 다르게 찍은거. 보시면 천안시 보고서에는 천안시창업지원단이라는 현수막, 학교측에는 아이디어경진대회 현수막. 이렇게 사진을 찍었죠."

사업비를 지원한 천안시도 자신들도 깜쪽같이 속았다고 말합니다.

[천안시 관계자]
"전혀 몰랐고요. 증빙서류로 사진이 들어와서 저희들이 확인할 때는 그정도면 확인한 것으로 봤던 겁니다."

교육부가 감사에 나서자, 손 교수는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손 교수/A대 창업지원단장]
"(너희들이) 연습을 좀 해야해. 왜냐면 당황하거든. (천안시에서) 너 교육 몇 번 받았니? 하면 열 몇 번은 받은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말을 맞추면…"

취재진은 해명을 듣기 위해 손 교수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손 교수]
"그런 건 하여튼 저한테 얘기하지마세요.
지금 얘기 중이니까.."
("왜 회사 직원을 특강 강사로 채용하신거죠? 왜 학생들한테 옷을 갈아입으라고..")
"가세요!"
("선생님 설명을") "가세요! 가세요!"
("설명을.. 해명을 하실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교수를 믿고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시간만 허비한 채 이용당했다며, 배신감을 토로했습니다.

천안시는 뒤늦게 지원금 회수에 나섰고, 교육부는 손 교수를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바로 간다 이유경입니다.